씹는 태도에서 엿보는 삶의 태도

씹는 태도에서 엿보는 삶의 태도

게슈탈트 심리 치료를 창안한 프리츠 펄스는 음식을 먹는 태도에 관해 흥미로운 관찰을 했는데요. 프리츠 펄스는 음식을 취하는 태도가, 실제로 그 사람이 환경과 접촉하는 방식과 깊은 연결 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내사]

예를 들어, 프리츠 펄스는 내사 경향이 강한 사람은 식사를 할 때 음식물을 잘 씹지 않고 대충 우물거려 삼키거나, 식사 중에 딴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생각을 하느라 음식물과 제대로 된 '접촉'을 하지 못하는 거죠. 음식 맛이나 질감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대충 삼키는 겁니다. 이러한 상태가 '내사(introjection)'입니다.
내사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문화를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상태인데요. 자기 나름대로 밖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분해하고 소화해, 자기 성장에 자양분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소화되지도 않는 이물질이 몸이든 마음이든 계속 남아 있는 거죠. 이렇게 이물질이 남겨지면 결국 탈이 납니다. 나에게 맞지도 않는 정보를 나에게 맞다고 착각하여 나에게 계속 남겨지니,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거죠.
그렇다면, 이러한 내사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아를 활용해야 합니다.



[치아 공격성]

게슈탈트에서는 이를 '치아 공격성(dental aggression)'이라 표현합니다. 사실 저는 처음 이 단어를 보았을 때, ”치아를 사용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거창한 용어까지 만들었지?”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하지만, 그가 관찰한 '치아' 안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기일 때는 모유를 받아 삼킵니다. 어머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관계죠. 이 관계는 아이가 차츰 이가 나면서부터 달라집니다. 아이가 치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야, 비로소 홀로 설 수 있게 됩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음식을 파괴하여, 내가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꿀 수 있으니까요. 프리츠는 이 과정이 음식을 먹을 때뿐만 아니라, 삶에도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공격성이 정말 나쁘기만 할까?]

부모나 권위자가 말하는 가치관에 의존해, 무조건 받아들이기만 하다 보면 정신적 독립이 어려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자기와 잘 맞지도 않는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고 착각해 살다 보면, 진정한 자기 욕구를 풀 수 없어 불만이 쌓일 테니까요. 또,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인 가치관이 진짜 내 모습과 맞지 않다면, 정신에 이물질로 남아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힐 테니까요.
치아 공격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은 밖으로 나가야 할 공격성이 제 갈 길을 찾지 못해 끊임없이 자책하거나,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공격성을 타인에게 전가해, '다른 사람이 나를 공격하면 어떻게 하지?'하는 공포감에 벌벌 떨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러한 두려움과 싸워야 할 때가 오겠죠.



[나 자신이 되자]

프리츠 펄스는 공격성을 나쁜 행동이 아니라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바깥에서 오는 주장이나 가치관을, 나름대로 잘 따져보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그래야 탈이 나지 않을 테니까요.
공격성을 활용해 바깥에 있는 정보를 으깨고, 반드시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치아 공격성을 드러내야 할 때도 있는 거죠.
펄스는 치료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인상 깊은 말을 남겼습니다.
“치료란 개체가 자기를 활성화하여 고유한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회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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