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접목’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접목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요? 자신이 마주한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입니다. 복잡한 문제를 풀려면, 복잡한 체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요. 복잡한 체계는 분화와 통합을 끊임없이 왕복하면서 만들어집니다. 접목 과정을 살펴보면 사람이 어떻게 문화를 자신에게 접목해, 복잡한 체계를 만드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분화] 분화는 가지가 갈라지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운데요. 한 가지 기능에서 다른 기능을 가진 기관으로 갈라지는 걸 말하죠. 분화가 필요한 이유는 복잡한 세상에서 한 가지 기능만으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생명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분화시키죠. 대목은 접목을 할 바탕 나무를 말하며, 접수와 접눈은 접목을 통해 붙이고자 하는 가지와 눈을 말하는데요. 대목은 땅속의 거친 환경을 견디며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기능을 분화시켰습니다. 접수는 공기 중에서 높은 당도를 가진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분화시켰죠. 대목과 접수는 서로 다른 기능을 분화시켜, 각자의 위치에서 필요한 자기 전문성을 발휘합니다. 만약, 이들이 미분화된 씨앗과 같은 상태로만 남아 있었다면, 환경 적응이 어려웠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정보 체계 역시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기능을 분화시켜야 합니다.
[통합] 통합은 여러 가지를 접붙여 한 가지로 통합하는 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통합'은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다른 기능이 소통하며 돕는 걸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접목을 통해 합친 대목과 접수는 소통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목이 가진 뿌리에서 흡수한 물이 접수로 흐르기 시작할 테니까요. 처음엔 대목과 접수는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통합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서로 하나가 되어 에너지를 공유하죠. 한 가지 목표를 위해 각 부분이 서로 소통하여 돕는 겁니다.
[체계] 분화와 통합을 반복하면, 더 분화되고 더 통합된 ‘체계(system)’가 만들어집니다. 복잡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선, 복잡한 체계가 필요한 거죠. 예를 들어, 접목한 대목과 접수는 단순히 붙어 있는 두 식물이 아닙니다. 부분이었을 때보다 큰 살아있는 ‘체계’죠. 대목은 거친 땅속 환경에 맞서 강인한 뿌리를 분화하고, 접수는 하늘을 향해 풍성한 가지와 잎을 ‘분화’시켰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뿌리가 흡수한 수분과 잎이 만든 광합성 에너지를 서로 안팎으로 긴밀하게 ‘통합’시켰죠. 거친 환경에서도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라는 ‘복잡한 체계’가 완성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마주한 복잡한 문제는 무엇인가요? 어쩌면 그 문제가 너무 거대해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접목 과정은 그 순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했는지를 알려주는 듯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분화시켰는가? 공동 목표를 향해 전문화된 기능을 한 가지로 통합시킬 수 있는가? 또, 죽은 연결이 아닌 살아있는 연결로 부분보다 큰 전체가 만들어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