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는 따뜻하고, 촉촉하고, 든든한 요리다. 그래서 간식으로도, 식사로도 알맞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만두 덕후’들에겐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곳이다. 화려한 음식점 사이사이 알토란 같은 만둣집이 즐비하다.
[송천포자]
고기 왕만두
중국에는 다양한 만두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자(바오즈)와 교자(자오즈)다. 포자는 반죽에 소를 넣어 보자기를 감싸듯 빚어낸 찐빵 같은 요리다. 반면 교자는 얇은 피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은 만두를 말한다.



차이나타운 메인 거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송천포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포자를 중심으로 여러 만두를 파는 가게다. 만두는 주문과 동시에 빚기 시작한다. 기본 메뉴인 고기 왕만두를 주문하니, 웬만한 찐빵보다 큰 만두가 찜통에 턱 얹어 나온다. 욕심을 내 다른 왕만두를 함께 주문하려다 사장님의 만류로 한 종류만 주문한 것인데, 그 이유가 이해가 가는 사이즈다. 피만 두툼한 것이 아니라, 고기와 당면, 목이버섯을 비롯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 내용물이 충실하다. 만두소는 단맛을 줄인 갈비찜 내지는 산적과 비슷해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맛이다. 짭짤해서 간장을 찍지 않아도 간이 딱 맞는다. 이런 만두는 식으면 피가 거칠고 퍽퍽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피가 부드럽고 촉촉해 한 김 식혀 천천히 먹어도 맛있다.
[십리향]
화덕 만두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만큼이나 인기 있는 음식은 아마도 화덕 만두일 것. 화덕 만두는 말 그대로 깊은 항아리처럼 생긴 화덕의 벽면에 붙여 구운 만두다. 십리향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화덕 만두를 만들어 왔다. 화덕이 밖에 있어 만두가 구워지는 걸 직접 볼 수 있는데, 그 안을 얼마간 보고 있으면 만두 생각이 없었음에도 입맛을 다시며 줄을 서게 된다. 나같은 사람이 많은지 주말이나 휴일에는 언제나 가게 앞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고기, 고구마, 단호박, 마라 등 종류가 많아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화덕 만두는 ‘겉바속촉’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만두피는 페스츄리처럼 바삭하고, 떡갈비처럼 동그란 모양의 만두소는 촉촉하다. 마라 만두는 고기 만두소에 마라 향을 살짝 입힌 듯한 맛인데, 얼얼하거나 향신료 맛이 강하지는 않고 고기 짬뽕처럼 얼큰한 맛이 난다. 육즙이 생각보다 많지만, 느끼하지 않아 끝까지 물리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맥주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다. 다만 서서 먹다 보면 육즙이 흘러넘쳐 옷에 묻을 수 있다. 반드시 물티슈 등을 준비할 것.
[원보만두]
샤오롱바오
매콤한 화덕만두를 먹고 나면 뭔가 부드럽고 따뜻한 것이 당긴다. 다른 곳이었다면 뭘 먹어야 하나 고민했겠지만,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다. 바로 옆에 있는 원보만두에서 뜨끈뜨끈한 샤오롱바오를 주문해 코스처럼 즐기면 된다.


원보만두는 샤오롱바오와 짬뽕만두 두 가지 메뉴를 판매한다. 만두를 주문하면 밖에서 바로 쪄낸다. 포장 손님이 많고, 홀은 회전율이 높아 금방 자리가 난다. 이곳의 샤오롱바오는 젓가락을 대면 금세 찢어질 정도로 피가 얇다. 조심조심 들어 수저 위에 얹은 뒤 피를 살짝 찢어 육즙부터 맛본다. 뜨거운 육즙과 함께 맛보는 만두이다 보니 잡내가 심하면 먹기 힘든데, 육즙이나 만두소에서 냄새가 전혀 없어 깔끔하고 담백하다. 보통 샤오롱바오는 생강채와 먹는다. 이곳 셀프 바에도 생강채가 산더미처럼 준비돼 있다. 간장을 적당히 찍은 뒤 생강채를 만두 위에 올려 먹으면 풍미가 살아난다.
[미미진]
홍콩 딤섬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의 ‘딤섬’은 차와 함께 간단히 먹는 음식을 말한다. 만두류도 있지만 각종 튀김류, 간단한 스낵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달한다. 딤섬과 함께 차를 마시는 것을 ‘얌차’라고 부르는데, 홍콩의 대표적 식문화 중 하나다.
미미진은 각종 중식과 함께 홍콩 딤섬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본격적인 식사를 위한 메뉴판과 딤섬 메뉴판이 따로 나뉘어져 있는데, 주문 가능한 딤섬 종류만 열다섯 가지다. 그중 이곳의 명물이라는 ‘꿔티에’와 ‘샤우누하꿔’를 골랐다.




[만두딤섬전문 철판]
샤오마이
샤오마이는 새우나 돼지고기, 버섯 같은 재료를 넣어 빚는 만두다. 피로 만두소를 완전히 덮지 않고 꽃봉오리 모양으로 완성해 보는 맛이 있다. 미미진 맞은편에 있는 ‘만두딤섬전문 철판’에서는 샤오롱바오, 군만두, 샤오마이 등 다양한 만두를 판다. 만두피가 컬러풀하다는 점, 해물과 죽순 두 종류가 준비돼 있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해 샤오마이를 주문해 보기로 했다.



만두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분홍색과 연한 초록색 피에 만두소를 넉넉하게 넣고 빚어내니 정말 접시 위에 꽃이 핀 듯한 느낌이다. 분홍색 해물 샤오마이는 돼지고기 소에 오징어, 소라, 새우 등을 넣고 만드는데, 부드럽고 따뜻한 해물 경단을 만두피에 싸서 먹는 맛이다. 특히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이 살아 있다. 기분 좋은 정도의 매운맛이라 여러 개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초록색 죽순 샤오마이는 맵지 않고, 해물보다 가벼운 맛이다. 죽순과 버섯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고기만두 맛이라 매콤하게 고춧가루를 푼 간장과 잘 어울린다. 따끈한 차를 곁들이니 만두 여덟 개가 눈 깜짝할 사이 사라졌다. 혼자서 열여섯 개 정도는 너끈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다.
[만두카페]
대만식 새우만두
만두 여행, 그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은 곳은 만두카페다. 동화마을 쪽으로 걷다 보면 나오는 집인데, 특이하게 커피와 만두를 같이 판다. 만두는 돼지고기, 새우, 부추, 납작 군만두 네 종류가 준비돼 있다. 납작 군만두를 제외하고는 10개에 6~7천 원 선이니 가격도 착한 편.



이곳의 만두는 한국 물만두보다 조금 크다. 새우만두는 돼지고기와 함께 새우가 통으로 들어가 있어 식감이 좋다. 만두를 반으로 가르면 팡 터지듯 흘러나오는 육즙도 만족스럽다. 식초, 고춧가루, 간장을 적절히 섞어 양념장을 만들면 만두가 하염없이 들어간다. 현지 물만두처럼 피가 두터운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피 자체가 매우 촉촉하고 쫀득한 데다 소가 실하게 들어 있어 퍽퍽하다거나 밀가루 반죽을 씹는 듯한 느낌은 전혀 없다. 이곳의 만두는 특별한 맛이 난다기보다는 클래식해서 매력적이다. 잡내 없고, 기본에 충실한 만두라고나 할까.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이곳에서 만두 한 접시 배불리 먹고, 커피를 포장해 동화마을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