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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코르크가 부러지거나 부서졌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와인을 오픈할 때 코르크가 부서져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그리고 그러한 와인의 상태는 여전히 괜찮은 것일까?

출처: Getty Images

오래된 와인을 오픈하는 경우 이런 일이 종종 생길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코르크 스크루에 코르크 조각만 조금 붙어 나오고, 병목에 대부분의 코르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 말이다.

이러한 경우 민망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한 와인을 망칠까 걱정스러울 수 있다. 코르크가 부서져도 와인 상태는 여전할까?

전문가에게 이를 해결할 기술과 대처 전략을 물어보았다. 2018년 영국 베스트 소믈리에이자 Chez Bruce의 전 수석 소믈리에, 그리고 Famille Perrin의 브랜드 홍보대사인 Alexandre Freguin의 첫 번째 조언은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스트레스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코르크가 부서진 경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해결책은 와인을 걸러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와인에 떠다니는 코르크 조각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이다. 아주 얇은 천이 특히 유용하고 효과적이다. 천으로 깔때기를 덮고 와인을 디캔터 등 다른 용기에 부으면 된다.”라고 Freguin은 조언한다.

이때 와인을 섬세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되고 섬세한 와인이라면 와인 전체가 아닌 코르크 조각이 천에 떨어질 때까지만 따르는 것을 권한다. 그런 다음 와인을 병에 다시 조심히 따르면 된다.” 여과 및 추가 공기 접촉은 산화 과정을 가속화하고 아로마의 손실 속도를 높인다. 이는 특히 섬세한 와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경우에는 잔에 직접 여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코르크가 부서졌다면 와인에 결함이 있다는 뜻일까?]
와인을 수평으로, 코르크 안쪽 표면에 액체가 닿도록, 그리고 습도가 충분한 공간에 제대로 보관했다면 코르크는 수분을 머금고 좋은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다. 수분을 머금은 코르크는 유연함과 구조감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건조한 환경에서 병을 오랫동안 수직으로 보관하면 코르크가 곧 말라버린다. 이런 경우 코르크는 부서지기 쉽고 응집력을 잃을 수 있다.

“코르크는 특히 오래된 병의 경우 까다로울 수 있지만, 와인의 보존 및 보관 상태에 대해 알 수 있는 훌륭한 정보원이기도 하다. 코르크가 부서지면 와인이 어떻게 보관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Freguin은 말한다.

이는 와인이 불필요한 산소 접촉에 오래 노출되어 최적의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일 수 있다. 따라서 와인을 손님에게 제공하기 전에 신중하게 시음해야 한다. 하지만 코르크가 부서졌다고 해서 와인의 품질이 반드시 나빠졌다는 뜻은 아니다.

Liquid Icons의 와인 및 주류 담당 디렉터인 마스터 소믈리에 Clement Robert는 “내가 경험해 본 최고의 와인 중 일부는 코르크 상태가 최악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대부분의 경우 와인은 여전히 마개로 보호된 채 보관되었기 때문에 마셔도 괜찮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이것이 ‘코르크 오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와인에 닿은 변질된 작은 코르크 조각이 ‘코르크 오염’을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라고 Robert는 말한다.

코르크 오염은 코르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TCA라는 화학 화합물로 인해 발생하며, 이는 오래된 코르크든 새 코르크든, 건조하거나 습한 코르크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애초에 이 성분이 없다면 코르크가 부서져도 상관없다.

[코르크를 부서지지 않게 하는 완벽한 방법이 있을까?]
정답은 ‘아니요’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최고의 코르크 스크루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와인 오픈을 수백만 번 해봤을 수도 있지만, 아무리 숙련된 소믈리에라도 코르크가 부서지고 깨지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 특히 올바르게 보관되지 않아 코르크가 건조하고 부서지기 쉬운 오래된 와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소믈리에들은 오래된 와인이나 코르크가 깨지기 쉬울 것 같은 와인을 오픈하는 경우 아소 오프너(두 갈래 오프너)를 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아소 오프너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납작한 금속 갈래가 달린 손잡이이다. 여기에는 스프링이 달려 있어, 부러질 것 같은 코르크의 측면을 조심스럽게 움직일 때 안쪽으로 압력을 가하여 코르크가 부러질 수 있는 부분을 살짝 눌러준다.

코르크와 병목의 안쪽 면 사이로 갈래가 충분히 내려오면 – 둘 중 긴 쪽부터 시작하여 직접 아래로 누르지 말고 약간 옆으로 움직이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 그 압력으로 코르크가 병목에서 회전하면서 위로 당겨지게 된다.

아소 오프너와 코르크 스크루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코르크 스크루의 나선형은 코르크에 더 많은 내부 압력을 가해 코르크가 당겨지는 동안 더 단단하게 유지되도록 돕는다. 이 두 가지 오프너를 결합한 듀랜드(Durand)라는 새로운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코르크가 깨진 경우에는?]
대체할 수 있는 도구가 없는데 코르크가 깨졌다고 가정해 보자. 코르크 절반이 여전히 병목을 막고 있어 와인을 걸러낼 수조차 없다. 이 경우 두 가지 옵션이 있다. 계속해서 코르크 스크루를 사용해 조심스럽게 삽입 후 코르크를 비틀지 않고 한 번에 당기는 것, 또는 코르크를 병 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이 경우 와인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와인을 따르는 동안 티스푼의 손잡이로 코르크를 아래쪽으로 내려야 한다. 가장 우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와인을 마시기 위한 궁극적인 목적에는 부합하는 방법이다.

작성자 Ines Salpico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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