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 와인을 마셔본 사람은 꽤 있을 테지만, 제로보암(jeroboam)크기를 접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네브카드네자르(nebuchadnezzar) 또는 필레(filette)는 몇 리터의 와인을 담을 수 있는지 아는가?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병을 포함, 와인병의 크기와 각각의 이름에 대한 모든 해답이 담긴 가이드를 확인해 보자.
병을 ‘보틀(bottle)’ 이라고 부르지 않는 경우는? 피콜로, 제로보암 또는 발타자르(balthazar)일 때이다.
각 와인병의 구체적인 크기와 이름을 아는 것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흥미로울 뿐 아니라 상식 퀴즈를 풀 때도 유용하다.
우리는 보통 유리 용기에 담긴 와인을 모두 병(보틀)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보틀은 750ml 크기의 병만 의미한다. 보르도 와인 협회인 CIVB에 의하면 750ml가 표준 용량으로 정해진 시기는 1866년이다.
전 영국 총리인 윈스턴 처칠은 하루에 두 병의 샴페인을 마셨다고 전해지는데, 이때의 병 크기는 568ml가 담긴 임페리얼 파인트 사이즈였다. 이 크기의 병은 영국이 유럽 공동 시장에 가입한 1973년까지 판매되었다.
[용량 750ml 이하의 와인병]
2020년 영국이 EU를 탈퇴함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터 스틸 및 스파클링 와인이 처음으로 568ml 임페리얼 파인트 병으로 판매될 수 있게 되었지만, 맞춤형 병 제작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부터 허용되는 제도 중 더욱 인기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이즈는 500ml짜리 스파클링 와인(이전에는 스틸 와인만 허용)과 200ml짜리 스틸 와인(이전에는 스파클링 와인만 허용)이다. 유럽에서는 스파클링 와인은 375ml, 750ml, 그리고 750ml의 배수 크기 병으로만 판매 가능하다.
총 10잔(unit)의 술이 들어가는 750ml 병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음주량을 제한하려는 이들이나 혼술, 피크닉, 페스티벌 등에서는 이보다 작은 사이즈가 인기 있다.
피콜로/쿼터/스플릿/스닙/포니(Piccolo/quarter/split/snipe/pony) – 187.5ml 또는 200ml. 보통 샴페인용
쇼핀(Chopine) – 250ml. 주로 보르도 지역에서 사용된다.
하프/드미/피에뜨(Half/demi/fillette) – 375ml
제니(Jennie) – 500ml. 소테른, 토카이, 셰리 등 주로 스위트 와인에 사용된다. 샴페인에서는 드미 또는 핀트라고 불린다.
클라블랑(Clavelin) – 620ml. 쥐라 지역의 뱅 존(Vin Jaune)에 사용되는 특유의 병이다.
[더 큰 사이즈]
표준 750ml보다 한 단계 더 큰 사이즈는 그 두 배인 1.5리터를 담을 수 있는 인기 높은 매그넘이다.
이 사이즈는 저녁 식사나 특별한 날에 화려함을 더하는 것 외에도 산소 접촉면 대비 와인의 양이 많기 때문에 와인의 숙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샴페인 드라피에(Drappier)의 미셸 드라피에는 “매그넘 병에서는 와인의 숙성이 더 천천히 이루어지고 모든 아로마가 더 조화롭게 합쳐진다.”고 말한다.
매그넘 다음으로는 2.25리터를 담을 수 있는 희귀한 마리-잔느(marie-jeanne) 또는 트레그넘(tregnum)이 있다. 이 병은 뚜껑에 곡선형 손잡이가 달려 있어 타핏 헨(tappit hen) 이라고도 불린다.
표준 750ml 보틀과 높이가 거의 같지만 몸통 둘레가 더 크고 목 부분이 더 두꺼운 포트와인이 이 2.25리터짜리 병에 주로 담기지만, 크기와 모양 때문에 취급과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므로 잘 사용되지 않는다.
[큰 병]
3리터 이상이 되면 와인병 크기의 이름은 주로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왕들의 이름에서 유래된다.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왕들이 달성한 거대한 업적이나 악명이 병의 크기(그리고 아마도 가격)를 반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제로보암(Jeroboam) 한 병에는 3리터, 즉 일반 보틀 4개에 해당하는 용량이 담겨있다. 하지만 보르도 샤또에서는 3리터짜리 병을 더블 매그넘이라고 부른다.
보르도에서는 제로보암에 5리터를 담지만, 과거에는 4.5리터를 담았다. 부르고뉴와 샴페인 와인 메이커들은 4.5리터 용량 병을 르호보암(rehoboam)이라고 부르며, 이는 표준 보틀 6개 용량에 해당한다.
그 외에도 굉장히 복잡한 이름의 초대형 와인병이 다수 존재한다.
므두셀라(Methuselah) – 6리터(표준 보틀 8병. 보르도에서는 임페리얼로 불린다.)
살마나자르/모데카이(Salmanazar/Mordechai) – 9리터(12병)
발타자르(Balthazar) – 12리터(16병)
네브카드네자르(Nebuchadnezzar) – 15리터(20병)
멜키오르(Melchior) – 18리터(24병)
솔로몬(Solomon) – 20리터(26.6병)
소버린(Sovereign) – 22.5리터(33병)
프리마토(Primato) – 26.25리터(35병)
프리마트/골리앗/파라마운트(Primat/Goliath/Paramount) – 27리터(36병)
멜키세덱/마이다스(Melchizedek/Midas) – 30리터(40병)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병은?]
2004년 소더비는 자선 경매에서 130리터짜리 베링거(Beringer) 프라이빗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2001 빈티지를 미화 55,812달러에 낙찰했다. ‘막시무스’라는 별명을 가진 이 병의 무게는 빈 병 자체만으로 68kg이 나간다.
당시 소더비의 국제 와인 부서 책임자였던 세레나 서트클리프 MW는 경매가 끝난 후 디캔터 매거진에 ‘이는 600명에게 각각 두 잔씩 제공할 수 있는 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기네스북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병은 높이 4.17m에 3,094리터를 담을 수 있는 와인병으로, 이는 일반 와인병 4,125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스위스 자동차 수입업자인 안드레 보겔이 자신의 사업체 신규 지점 오픈을 기념하기 위해 의뢰한 이 병에 대한 기록은 2014년 10월 20일 스위스 리작에서 인증되었다.
기네스가 인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와인병은 1999년 캘리포니아 엔시노의 스티브 클라인이 만든 3.4cm 높이의 수공예 미니어처에 코르크 마개를 씌우고 0.75ml의 와인이 들어 있음을 표시하는 라벨을 붙여 만든 병이다.
작성자 Tina Gellie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