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이나 피낭시에, 머랭 쿠키, 마카롱, 에그 타르트, 까눌레… 커피만 마시기에는 조금 서운하고, 그렇다고 커다란 케이크 한 조각을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때 카페 계산대 근처에서 한입 크기 디저트를 마주치면 참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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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에그 타르트와 까눌레가 비슷한 탄생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모양도, 맛도 전혀 다른 두 디저트의 공통점은 바로 수녀님과 남는 달걀노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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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수녀님들은 옷깃에 빳빳하게 풀을 먹이는 데 달걀흰자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노른자를 활용하기 위해 에그 타르트를 개발했죠. 리스본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인 에그 타르트 가게 ‘파스테이스 드 벨렝’은 에그 타르트가 탄생한 장소로 알려진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도보 4분 거리라는 사실! 수녀님이 달걀노른자를 활용해 만든 또 다른 포르투갈 디저트로는 일종의 푸딩인 ‘바리가 드 프레이라’가 있는데요. 포르투갈어로 ‘수녀의 배’라는 뜻입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 https://pasteisdebelem.pt/

에그 타르트가 처음 탄생한 리스본의 제로니무스 수도원. Wikimedia commons/Diego Delso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매력적인 까눌레의 탄생지는 프랑스 보르도입니다. 어쩐지 와인이랑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요? 맞습니다. 당시 이 지역 와인 생산자들은 와인의 찌꺼기를 여과하는 데 달걀흰자를 사용했다고 해요. 그리고 남은 노른자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수녀원에 기부했죠. 수녀님들이 기부받은 노른자를 활용해 개발한 디저트가 바로 까눌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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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이 돌고 식감도 풍부한 에그 타르트와 까눌레를 탄생시킨 것이 수녀님들의 근면과 절약이라니 조금 의외이기도 합니다. 이제 카페에서 에그 타르트나 까늘레를 마주치면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맛을 음미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