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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위한 완두콩 퓌레 레시피

완두콩의 계절이다. 5월부터 나오기 시작한 완두콩을 보면 아기가 떠오른다. 이제 막 세상에 나와 무르고 천진한 콩은 앙증맞고 귀여워 그대로 보며 즐기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생명이 머문 결실이라 머뭇머뭇하다가는 냉장고에 보관해도 자칫 싹이 나버리니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밥 지을 때 넣어서 먹어도 되지만 잘 익혀 갈면 스프레드처럼 쓸 수 있다. 곱게 갈지 거칠게 갈지는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곱게 갈면 더 윤기나게 보일 수는 있다. 저칼로리 디핑소스로도 좋고 수저로 그냥 퍼먹어도 여간 행복하지 않다. 햇곡식을 다루는 즐거움은 햇살 주머니를 자기 손으로 여는 기쁨이다. 해로부터 온 그 빛을 내가 입으로 먹는다. 먼 길을 달려온 이 빛의 몸에서 멈추니 빛을 둘러싼 우주의 순환은 어찌 놀랍고 고맙지 않을 수 있는가.

[비건을 위한 완두콩 퓌레 레시피]

재료
완두콩 500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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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오일 1 큰 술
양파 다진 것 1/4쪽
소금, 후추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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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육수 1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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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1 큰 술
올리브 오일 1/2컵

만드는 법
냄비에 오일을 살짝 두르고 다진 양파를 볶는다.
양파가 투명하게 되면 한 번 씻어준 완두콩을 냄비에 넣는다.
완두콩이 살짝 익었으면 냄비 뚜껑을 열고 육수를 부어 익힌다.
너무 익히면 연녹색이 탁한 색으로 변하니 낮은 불에서 뭉근히 끓인다.
콩의 비린내가 사라지고 다 익었다 싶으면 준비된 참깨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같이 간다.

귀띔
콩을 처음 볶을 때 간을 잘 해주세요.
콩을 익히기 위해 채소 육수나 다시마 우린 물을 쓰면 깊은 맛이 납니다. 그런 육수가 없으면 그냥 물(H2O)을 쓰셔도 됩니다.
후추를 쓰시려면 곰탕집에서 쓰는 갈아진 후추보다 후추를 바로 갈아서 쓰시면 좋습니다. 향과 풍미가 완전히 다르니까요. 최고급 후추를 원하시면 캄보디아산을 찾아보세요. 세계적으로 제일 유명한 후추 산지입니다.
콩류와 치즈는 잘 어울리지 않으니 맛을 더하기 위해 치즈를 넣지는 마세요. 올리브오일과 참깨, 소금, 후추만으로 콩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타히니(tahini)로 불리는 참깨 페이스트(paste)를 넣으면 더욱 중동의 느낌을 살리실 수 있습니다.
납작한 피타 브래드(pita bread)나 유사한 포켓 브래드(pocket bread), 난(Naan), 플랫 브래드(flat bread) 등에 듬뿍 발라 드셔도 좋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조리하고 타히니를 갈아 넣으면 간단히 후무스(hummus)도 만들 수 있고요. (이때 병아리콩은 물 충분히 채우시고 미리 하루 정도 냉장고에서 불렸다 하셔야해요.)

응용
각종 빵(ex:피타 브래드 등)에 발라서, 샌드위치의 스프레드, 베이글에 크림치즈 대신, 파티할 때 채소 크루디테(crudite)의 디핑소스(dipping sauce)로, 건강한 비건식에 최적이지만 스테이크의 곁들임에 감자 대신 올리셔도 됩니다.

이수부
이수부
원테이블 식당에서 혼자 밥을 지으며 먹거리를 둘러싼 우리의 기억과 몸짓이 문화 안에서는 어떤 의미일지 문득 되돌아보는 일상 관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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