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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의 위험한 측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가장 흔히 발견되는 사고 패턴이 있습니다. ‘그때 그랬으면 좋았을걸’ 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는 ‘반추사고’ 경향을 보인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한번 하고 끝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실타래처럼 끌고 옵니다. 그럼 계속해서 그 문제에 관해 더 생각하고, 그 문제를 생각하다 피곤해지면 부정적인 생각이 더 잘 들어,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왜 자꾸 이런 잡념이 생기는 걸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두뇌가 ‘멍 때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멍 때릴 때’는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하나로 이어져 때로는 창의성으로 발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멍 때리기가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문제는 멍 때릴 때 안 좋은 생각도 떠오르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멍 때릴 때 ‘과거’나 ‘미래’에 관해 생각하곤 합니다. 잡념이 자꾸 ‘과거’에 힘든 기억이나 불안한 ‘미래’를 떠올려 마음을 괴롭게 하는 거죠.

인간은 깨어있는 시간의 30~50%가량을 이런 멍 때리기 상태로 지내는데, 그 시간을 부정적 사고로 공회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골치 아파질 겁니다. 이 흐름을 끊으려면 의식을 잠시 ‘현재’로 돌려야 합니다.

우리가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면 두뇌가 공회전하는 일이 줄기 때문입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줄이면서, 불필요한 생각에 에너지 쓸 일을 줄이는 겁니다. 다음은 이때 유용한 몇 가지 요령입니다.

[1. 짧은 단어]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짧은 단어를 갖고 있으면, 의식이 다시 현재로 되돌아오면서 부정적인 생각 흐름이 끊어집니다. 다음은 제가 모아본 단어입니다.

(1)’난만'(이나모리 가즈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CEO 이나모리 가즈오는 60년 동안 힘들 때마다, ‘난만’이라는 단어를 되뇌었다고 합니다.

‘난만’은 그가 어렸을 적 노스님에게서 배운 단어인데 ‘나무아미타불’이라는 뜻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면 사소한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심신이 몰두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2)’좋아, good'(조코 윌링크)

조코 윌링크는 20년간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에 근무했으며, 가장 많은 훈장을 보유한 브루저 기동대를 지휘했습니다.

그는 입버릇처럼 ‘좋아’라는 단어를 외운다고 합니다. 갖가지 문제, 실패, 장애물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고,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는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3) ‘집중, focus'(드웨인 존슨)

드웨인 존슨은 프로 레슬러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할리우드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나이가 쉰에 가깝지만, 그의 몸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혀를 내두를 정도의 자기관리와 운동량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운동을 할 때마다 ‘FOCUS’라고 되뇌는 습관이 있는데, 의식의 흐름을 현재로 가져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단어들을 ‘만트라’라고도 하는데, 간단한 단어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저도 안 좋은 생각이 들 때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난만’을 입으로 외우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될 거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면서 느낀 건 의식에 단어를 새기니,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됩니다. 또 의식이 되돌아오면 자연스레 단어가 지닌 의미가 생각났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 호흡]
의식을 현재로 돌리는 다른 방법으로는 신체 감각을 관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각, 손이 허벅지에 닿는 감각 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호흡은 의식의 닻과 같습니다. 잡념이 들 때마다, 호흡을 의식하면 잡념이 머무는 상태에서 벗어나며, 지금 상태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꼭 시간을 내어 명상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잡념이 들 때 호흡에 집중하기만 해도 피곤하다는 느낌이 많이 줄어듭니다. 두뇌가 공회전하는 상태를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인지 과부하를 어느 정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구가야 아키라, 최고의 휴식
대니얼 레비틴, 정리하는 뇌
이나모리 가즈오, 왜 리더인가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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