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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매운 음식과 와인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매운맛을 더하고 싶거나 반대로 매운맛을 중화시키고 싶을 때 어울리는 와인 스타일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전문가가 들려주는 팁을 알아보자.

사진 크레딧: Peter Dazeley / 게티 이미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함께 즐길만한 와인을 포기해야 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향신료는 음식과 페어링하기 까다로운 편이기는 하지만 매운 음식의 열감과 복합적인 풍미에 잘 어울리는 와인 스타일이 많이 있다.

우선 중요하게 선택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매운맛을 증폭시키고 싶은가, 아니면 순화시키고 싶은가?

매운맛을 매우 즐기는 사람이라면 르 코르동 블루 런던의 와인 개발 매니저인 Matthieu Longuère 마스터 소믈리에가 ‘스파이스 부스터’라고 부르는 와인과 함께 매운맛에 정면승부 할 수 있다.

강한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풍미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음식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와인을 권한다. 오프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약간의 단맛이 화끈함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고추가 더해진 스파이시 누들 요리, 사진 크레딧: Aninka Bongers-Sutherland / 게티 이미지

[스파이스 부스터]
시라/쉬라즈 또는 그르나슈/가르나차와 같이 스파이시한 노트를 지니면서도 강렬하고 과실미가 많은 레드 와인은 요리의 매운맛을 더해줄 수 있다. 강한 타닌은 향신료의 가장 큰 적이므로 타닌이 많지 않고 과실미가 풍부한 와인을 선택해 보자.

따뜻한 남반구의 와인 생산지에서 과일 향이 강하고 스파이시한 레드 와인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남아메리카의 대표적인 적포도인 말벡과 카르메네르, 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피노 타지를 떠올려보자. 미국산 진판델은 칠리 콘 카르네(간 소고기에 강낭콩, 칠리 파우더 등을 넣고 끓인 매운 스튜)와 같은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


칠리 콘 카르네, 사진 크레딧: Carlo A / 게티 이미지

런던의 최고급 인도 음식점인 Gymkhana의 전 소믈리에 Andrés Rangel은 요리의 특정 매운 향과 풍미에 어울리는 향신료 풍미를 지닌 와인을 매칭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카다멈(cardamom), 생강, 후추, 정향, 고수 등 [인도 요리에] 사용되는 허브와 향신료 중 일부는 와인의 풍미와 아로마 프로파일에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한다.

[순한 맛을 원한다면?]
매운맛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억제하고 싶다면 오프 드라이한 아로마틱 화이트 와인을 추천한다. 게뷔르츠트라미너, 비오니에, 뮈스카, 피노 그리, 리슬링과 같은 포도 품종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품종은 알자스 지방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아로마틱한 청포도인 토론테스도 복숭아 향이 나는 품종으로 주목할 만한 와인이다.

잘 알려진 와인 작가이자 ‘독일의 와인(The Wines of Germany)’의 저자인 Anne Krebiehl 마스터 오브 와인은 “나에게 있어 오프 드라이 와인은 매운 음식에 단맛이 섞여 있는 경우에만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태국 요리에는 보통 레몬그라스, 은은한 고추의 매운맛과 함께 야자당(palm sugar)이 들어간다. 이런 음식에는 단맛의 뉘앙스를 살려주는 스위트 하지는 않지만 오프 드라이하고 가벼운 바디의 리슬링이 매우 잘 어울린다. 라벨에 ‘feinherb(오프 드라이)’ 라는 용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알코올 도수 11~13%의 와인을 찾아보면 된다.”


태국 그린 커리, 사진 크레딧: Kittikum Prayoonrat / 게티 이미지

[로제 및 오렌지 와인]
음식과 와인 매칭 전문가이자 디캔터 매거진의 기고 에디터인 Fiona Beckett은 풀바디 로제 와인이 향신료와 잘 어울린다고 전한다. “신대륙의 로제는 유럽산 로제보다 더 달콤하고 숙성도가 높은 경향이 있는데, 매운 음식과 페어링할 경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이탈리아의 체라수올로 다부르쪼(Cerasuolo d’Abruzzo) 와인은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리는 또 다른 진한 로제 와인 스타일이다. 또는 타닌이 적은 가르나차 포도로 만든 진한 분홍빛의 스페인 로사도(rosado)도 추천한다. 이 톡 쏘는 로제 와인은 특히 캐리비안 스타일의 시즈닝과 잘 어울린다.

로제 와인, 그리고 음식과의 궁합이 좋은 오렌지 와인은 하리사(harissa), 라스 엘 하누트(ras el hanout) 등과 같은 향신료가 들어간 지중해 동부 및 북아프리카 요리에 잘 어울린다. 양고기 타진이나 매콤한 가지 요리는 보졸레와 같은 가벼운 레드 와인을 차갑게 서빙하여 즐기기 좋다.

[스파클링 와인]
마지막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잊지 말자. 특히 매운맛을 줄이고 싶다면 크리미한 무스를 곁들인 스파클링 와인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다. Rangel은 크리미한 카레인지, 아니면 건조 양념으로 튀긴 스낵인지 등 요리의 질감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와인과 매운 음식을 매칭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게의 균형을 맞추고 반대되는 풍미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 음식에는 크림이나 요구르트가 들어간 진하고 기름진 요리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요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바디감과 동시에 향신료와 기분 좋은 대조를 이루는 잘 익은 과일 향이 있는 와인이 잘 어울린다.”


치킨 티카 마살라, 사진 크레딧: jayk7 / 게티 이미지

Krebiehl은 스파클링 와인은 특히 약간의 매운맛이 느껴지는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덧붙인다. “평소에 스파클링 와인을 즐겨 마시는데, 소프트 쉘 크랩이나 고추 양념 반죽에 튀긴 오징어처럼 고추 향이 가미된 요리에는 크리미하고 잘 숙성된 샴페인이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뿐만 아니라 스파클링 레드 와인도 특정 매운 요리와 잘 어울린다. Krebiehl은 “개인적으로 정향과 계피의 따뜻한 향이 나는 중국 오향(five spice)을 매우 좋아한다. 풍성한 과일 향이 있는 둥글둥글한 피노 누아도 잘 어울리지만 스파클링 쉬라즈도 매우 잘 어울린다.”라고 설명한다.

작성자 Julie Sheppard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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