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가로 유명한 작가 마쓰오카 세이고는 독서에 관해 다음과 같은 인상 깊은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일까요? 독서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매일 갈아입는 옷과 마찬가지로 별생각 없이 읽으란 말이죠.
마쓰오카 세이고 말을 들으니, 뜨끔한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대학 전공 수업 전 ‘수업 내용과 관련된 책 한 권을 꼭 읽자’는 거창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실패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책 1권 읽는 걸 실패할 때마다, 뭔가 죄지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생각을 바꿔, ‘대중교통 이동하는 시간 동안에만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자.’ 생각해 보니 이때부터 독서 습관이 차츰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유혹을 참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라]
이와 관련해 <그릿>의 저자로 유명한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는 나쁜 습관을 없애고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조언을 하는데요.
그녀는 의지력에 기대는 것보다 유혹을 없애는 게 유용하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그녀와 연구진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을 검사했는데요. 각 집단에 다른 주문을 했죠.
A 집단: 유혹을 없애라
B 집단: 의지력을 발휘하라
결과는 어땠을까요? 환경에 변화를 준 학생(A집단)이 의지력을 발휘한 사람(B집단) 보다 더 높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책 읽기와 넷플릭스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책을 고를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넷플릭스는 더 즉각적인 재미를 주니까요.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려면, 책 읽기를 방해하는 유혹을 없애야 합니다. 이 외 상황도 마찬가지죠.
<스틱!>으로 잘 알려진 경영 부분 베스트셀러 작가 댄 히스도 이 원리를 활용해 일을 합니다. 그는 집필을 위해 중고 노트북을 사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모두 지운 후, 무선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삭제합니다. 그리고 ‘이 벽돌 같은 기계’를 들고 커피숍으로 가죠.
빅토르 위고 역시 파티광이었는데요. 그는 이렇게 놀기만 하다가는 마감 기한을 못 맞출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계획을 세웁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옷을 옷장에 보이지 않게 넣었습니다. 계획은 성공적이었는데요. 이로 인해, 대작 <노트르담의 꼽추>는 마감 기한보다 2주 먼저 세상에 나왔습니다.
앞선 사례들은 대가들도 유혹을 참기 힘들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들은 참기보다는 참아야 하는 상황 자체를 없애는 방식을 사용했죠.
이렇게 환경을 조성한 다음에는,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기분을 좋게 만든다]
행동과학자이자 습관 설계 전문가인 BJ 포그는 감정 관리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따라서, 환경을 조성할 때는 내 기분을 긍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물건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류를 사용해 밑줄을 친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거나, 사각사각 소리가 나고 필기감이 좋은 만년필을 구매한다거나. 뭐가 되었든 간 내 기분을 좋게 유지해 주는 읽기 환경을 조성하는 거죠.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욕조 안에서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그는 이 공간이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짧게는 2시간 ~ 길게는 7시간 정도 읽는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언제 기분이 좋아지나요? 이런 순간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해야 할 일과 함께하는 방식도 유용합니다. 기분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 읽는 방식도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 좋겠죠. BJ포그 말대로라면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쌓을수록 도파민이 나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