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닌은 와인의 구조, 특성, 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와인 화합물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타닌은 무엇이고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할까?
타닌을 이해하고 와인에서 타닌의 역할, 타닌을 식별하고 설명하는 방법에 대한 아래 가이드를 참고해 보자.
[타닌이란?]
타닌은 폴리페놀이라는 그룹에 속하는 쓴맛과 떫은맛이 나는 화합물의 일종이다. 타닌은 자연에 무수히 존재하는데, 많은 나무의 껍질과 잎, 콩과 식물 및 포도를 포함한 과일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타닌의 분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유형의 폴리페놀보다 훨씬 크며 다른 분자, 특히 단백질과 쉽게 결합하여 침전시키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다. 이는 가죽 생산의 기초가 되는데, 다양한 나무껍질을 사용해 동물 가죽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타닌의 역할은?]
타닌은 사람의 타액을 포함한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기 때문에 입안에서 특유의 떫은맛과 입안을 코팅하는 느낌을 준다.
자연에서 타닌의 주요 역할은 덜 익은 과일과 씨앗을 맛없게 만들어 동물이 아직 익지 않은 과일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과일의 숙성은 중합, 그리고 펙틴과 안토시아닌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중합은 작은 분자들이 서로 결합해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 반응이고, 펙틴은 숙성에 따라 증가하는 당 화합물, 그리고 안토시아닌은 붉은 색소 화합물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확 날짜가 다르다는 것은 다른 타닌 구조를 의미하며, 셀러에서 다른 추가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 최종 와인의 타닌 구조 역시 달라진다.
[와인의 타닌은 어디에서 생성되는가?]
와인에서는 주로 포도의 껍질, 씨 그리고 줄기에서 타닌이 나온다.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주스, 껍질, 알맹이 (와인 메이커가 전체 또는 부분 송이째 발효를 하기로 결정한 경우 줄기도 포함)가 함께 침용된다. 당분이 알코올로 전환되면서 색과 타닌이 와인으로 방출된다. 타닌은 알코올에는 용해되지만 물에는 녹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 발효 중과 발효 후에 껍질과 알맹이가 침용되는 시간이 길수록 최종 와인의 타닌이 더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 발효와 탄산 침용은 타닌을 첨가하지 않고도 와인에 색(안토시아닌으로부터 오는 색)과 풍미 화합물을 추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와인의 색이 타닌의 양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타닌은 색소 및/또는 색소 방출의 전구물질이므로 타닌이 많을수록 더 진한 색을 때는데 기여한다.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은 포도 껍질과의 접촉을 배제하거나 최소화하여 발효하므로 타닌 수치가 레드 와인보다 낮다. 그러나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도 껍질과의 접촉을 연장하여 발효하는 경우(예를 들어 오렌지 와인) 타닌 수준이 상당히 높아지고, 노란색에서 호박색까지 진한 컬러를 띨 수 있다.
발효 및/또는 숙성에 사용되는 나무 용기도 와인의 타닌 함량에 영향을 미친다. 오크, 아카시아, 밤나무 등 나무 종류에 따라 와인에 침출되는 타닌의 양이 다르며, 용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그 양은 자연적으로 감소한다.
[타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타닌은 아로마나 풍미보다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을 통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 타닌의 양과 질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데, 타닌의 양과 관계 없이 타닌 자체의 구조가 다르면 와인을 시음할 때 매우 다른 감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닌을 정의하는 데 유용한 두 가지 분류는 바로 질감과 숙성도이다. 타닌이 부드럽고 벨벳처럼 부드러운가? 아니면 거칠고 투박한가? 이는 타닌이 입안에서 느껴질 수 있는 감각을 반영하는 질감 특성의 예이다.
숙성도는 녹색의 아삭아삭하고 덜 익은 과일이 떠오르는지, 아니면 주시하고 부드러우며 달콤한 과육이 떠오르는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타닌의 특성은 수확 시 포도의 숙성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용된 포도 자체의 특성을 반영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점은 떫은맛과 쓴맛이다. 쓴맛은 맛의 특성인 반면, 떫은맛은 질감의 표현이다. 타닌은 풍미 화합물은 아니지만 입안을 감싸는 쪼이는듯한 느낌과 더불어 쓴맛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어린 레드 와인과 오렌지 와인에서 두드러진다.
[타닌 함량이 높은 포도 품종은?]
어떤 포도는 다른 포도보다 자연적으로 타닌 함량이 높다. 타닌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 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껍질이 두꺼운 품종일수록 타닌이 높은 와인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타닌이 특히 높은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네비올로, 산지오베제, 말벡, 무르베드르/모나스트렐, 시라/쉬라즈, 타나 및 템프라니요 등이 있다. 반면 피노 누아, 가메, 그르나슈와 같이 껍질이 얇은 포도는 타닌이 적은 와인을 생산한다.
하지만 재배 환경과 와인 제조 방법은 타닌의 발달과 추출, 그리고 특정 품종에서 실제로 와인에 들어가는 타닌의 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특정 지역에서 같은 포도로 생산된 와인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매우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더 시원한 빈티지일수록 당도가 낮고 더 초록초록한 타닌을 함유한 포도가 생산된다. 같은 빈티지인 경우에도 한 지역 내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포도가 생산될 수 있다. 포도가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되는 고도가 높은 지역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서는 포도가 자연적인 방어 수단으로 껍질을 두껍게 만든다.
또한 동일한 품종의 포도라도 재배 지역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호주 바로사 지역의 쉬라즈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더 익은 과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드럽고 둥글며 벨벳 같은 타닌을 지닐 것이다. 반면 더 서늘한 프랑스 론 지역 강변에서 생산되는 시라의 경우 과일은 덜 익고 타닌 역시 발달이 더뎌 더 거칠고 각진 질감이 부여된다.
와인 제조 시 발효 온도, 침용 기간(주스가 포도 껍질과 접촉하는 시간), 펀칭 다운의 횟수와 강도, 심지어 사용되는 효모의 종류와 같은 결정은 포도에서 추출되어 와인으로 녹아드는 타닌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타닌은 와인의 숙성에 영향을 미칠까?]
타닌은 다양한 방식으로 와인의 숙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나무 용기로부터 얻어지는 타닌의 양은 와인이 용기 안에 오래 있을수록 증가한다. 이상적인 나무의 영향이 발현되는 지점을 찾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와인 제조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결정으로 인해 이루어진다.
반면 포도 자체 또는 나무통으로부터 생성되는 타닌의 진화는 와인이 숙성됨에 따라 와인의 구조적 및 질감적 특성을 변화시킨다. 타닌의 특성과 양은 분자가 중합되어 결국 침전될 때까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침전된 타닌은 더 이상 쓴맛이나 떫은맛을 내지 않으며 와인의 색도 일부 옅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닌은 와인의 핵심 구조 성분으로서 일반적으로 와인의 수명을 늘려주는데, 타닌의 떫은맛으로 인한 쪼이는듯한 느낌은 1차 과실향이 사라짐에 따라 와인을 더 신선하게 느끼게 해준다. 또한 쉽게 결합하는 타닌의 특성은 풍미와 색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타닌 함량이 높은 음식은?]
타닌은 주로 레드, 다크 로제 및 껍질 침용을 한 화이트 와인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차, 커피, 다크 초콜릿 등의 음식에서도 쉽게 발견되고 이를 느낄 수 있다. 많은 과일, 견과류, 향신료, 콩류에도 존재하지만, 그 농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진하게 우린 홍차나 덜 익은 복숭아를 맛보면 타닌 특유의 떫은맛을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작성자 Ines Salpico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