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와인 한 잔과 맛있는 치즈는 잘 알려진 페어링이지만, 의외로 까다로울 수 있다. 다양한 포트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치즈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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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와인과 치즈만큼 추운 겨울날의 축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페어링도 드물다. 실제로 대부분의 포트 와인 판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루어지는데, 사실 포트는 일 년 내내 식탁에 오를 만한 가치가 있는 다재다능한 와인이다.
포트 와인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복합미와 다양성이다. 다양한 스타일, 구불구불한 강둑을 따라 형성된 복잡한 테루아, 각 포트 하우스의 정체성이 담긴 와인의 매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즉, 모든 치즈에 어울리는 하나의 포트 와인은 없다는 뜻이다. 풍미와 질감 모두를 만족시키는 조합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우유를 기반으로 한 음식과 와인을 페어링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타닌이다 (치즈 플래터에는 강한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는 생각은 큰 오해이다). 농후한 과실미와 강렬한 타닌을 지닌 빈티지 포트는 브리 치즈의 섬세한 향이나 카망베르 치즈의 크리미함을 압도해버리기 쉽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위해 아껴둔 특별한 포트 와인을 포기해야 할까? 절대 아니다. 포트와 치즈의 복합적인 궁합을 고려해 두 가지를 모두 탐험하는 재미를 즐기면 된다. 오히려 더 다양한 포트 와인을 마셔보기 위한 핑계가 될 수도 있겠다.
[치즈가 아니라면?]
우선 일부 포트 스타일은 치즈 이외의 음식과의 궁합도 고려해 볼만하다. 예를 들어, 호두 절임을 곁들인 푸아그라와 오래된 빈티지 포트는 환상의 조합이다. 빈티지 포트는 푸아그라의 기름진 풍미를 관통하면서도 흙 뉘앙스와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또한 진한 그레이비나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인 거위 또는 칠면조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약간 숙성된 토니(10년 또는 20년산) 포트와 함께하면 산미와 은은한 견과류 뉘앙스가 요리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반면에 더 숙성된 토니 포트 및 숙성된 화이트 포트는 초콜릿이나 캐러멜 기반의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강자들의 만남]
축하의 순간을 위해 의미 있는 해에 생산된 빈티지 포트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러한 와인은 향과 타닌이 강하기 때문에 곁들이는 음식을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는데, 주로 강한 풍미의 치즈가 어울린다. 부드럽고 은은한 치즈는 풍미가 가려지고, 크리미한 치즈의 경우 지방이 타닌과 서로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에 숙성된 단단하고 스파이시한 치즈는 풍미와 식감 모든 면에서 빈티지 포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포르투갈에 위치한 JNcQUOI 그룹의 소믈리에인 필리페 왕(Filipe Wang)은 ‘빈티지 포트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며, 특별한 날을 위해 자주 찾는다. 우리가 여기서 고려하는 것은 강렬함을 매칭하는 것이다.”라고 전한다.
숙성된 페코리노, 체다, 링컨셔 포처(Lincolnshire Poacher), 숙성된 콩테,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치즈 등을 추천한다. 또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스틸턴(Stilton)이나 로크포르(Roquefort)와 같이 크리미하지 않은 강렬한 블루 치즈도 빈티지 포트의 깊은 과실미, 발사믹 뉘앙스와 잘 어울린다. 이 모든 치즈에는 짠맛이 있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나는 타닌이 정말 강한 어린 빈티지 포트를 선호하는데, 이는 강하고 짠 치즈와 아주 좋은 균형을 이룬다. 짠맛은 타닌과 완벽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왕은 설명한다.
말린 크랜베리, 자두, 호두 등을 추가하면 페어링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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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포트를 잊지 말자]
화이트 포트는 특히 음식과의 페어링에 있어 종종 간과되는 스타일인데, 식전주로서도 훌륭하고 견과류, 강렬한 과실미, 꿀과 향신료 느낌의 긴 여운이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와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화이트 포트는 특히 부드럽고 크리미한 치즈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엑스트라 드라이 화이트 포트는 산도가 높고 산뜻하며 시트러스 풍의 피니쉬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염소 치즈와 잘 어울린다. 와인의 산미와 과실미가 치즈의 섬세한 풍미와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라고 왕은 설명한다. 브리, 카망베르, 위그모어(Wigmore), 또는 크로틴(Crotin)도 화이트 포트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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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포트와 어울리는 치즈는?]
포트의 최고급 스타일 중 하나인 토니 포트는 와인이 배럴에서 숙성된 기간에 따라 매우 다양한 특징을 지닌다. “개인적으로 치즈, 특히 18개월 숙성된 그리예르와 같이 견과류와 약간의 단맛이 나는 치즈와 10년, 20년산 토니 포트를 매칭하는 것을 좋아한다. 30년산 이상은 너무 농축미가 강하기 때문에 치즈와 함께 마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왕은 말한다.
신선한 포도, 모과 페이스트, 구운 견과류도 추가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 될 것이다.
[올 라운더]
와인을 한 병 이상 개봉하고 싶지 않다면? 타닌이 없고 우아한 산미를 지닌 화이트 포트, 또는 섬세한 견과류 향이 매력적인 20년산 토니 포트가 다양한 미각(기름진맛, 짠맛, 산도, 감칠맛)에 대응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포트 와인을 즐기는 것이다.
작성자 Ines Salpico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