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 와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와인에 대한 잘못된 상식 4가지!

[1. 디캔팅은 레드 와인에만 해당된다?]
레드 와인은 약간의 공기 접촉을 통해 타닌을 부드럽게 하면 좋은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디캔팅의 이점은 화이트, 로제, 오렌지 와인에도 적용될 수 있다. 디캔팅의 주요 목적은 (알코올 및 기타 휘발성 화합물의) 증발, 산화, 침전물 제거,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특정 리슬링이나 소비뇽 블랑과 같은 ‘환원성’ 화이트 와인의 경우, 오픈 직후에는 향이 약하거나 억제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디캔팅을 하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며 신선한 과일 및 꽃 향이 드러나게 된다. 껍질 접촉 시간이 긴 로제와 오렌지 와인도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와인은 공기와의 접촉이 와인의 특성을 충분히 끄집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디캔팅은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은 펫낫 등에 남아있는 침전물을 걸러내는 데에도 유용하다. 즉, 디캔팅을 할지 말지 결정할 때 와인의 색깔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

[2. 와인은 뉘어서 보관해야 한다?]
와인은 코르크 마개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뉘어서 보관해야 한다고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할까? 와인을 보관할 때 병을 어떻게 놓는지가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계 최대 코르크 생산업체인 아모림(Amorim)의 R&D 책임자인 미구엘 카브랄(Miguel Cabral) 박사는 2018년 한 토론회에서 “병을 옆으로 뉘어서 보관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말하며 와인병 윗부분에는 코르크가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습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와인을 뉘어서 보관하는 것이 일부 와인의 산화를 방지하고 풍미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와인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사실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22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빈티지 포트를 뉘어서 보관할 경우 세워서 보관할 때보다 타닌 수치가 높고 풍미가 더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2005년에 나온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 대한 연구에서는 “보관 중 병의 방향이 와인의 구성과 특성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고, 다른 연구에서는 산소 유입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점점 더 많이 사용되는 스크류캡과 같이 투과성을 제어하는 마개를 사용하면 보관 시 병의 방향은 더욱 상관이 없다. 결국 와인을 보존하는 데는 셀러의 컨디션과 마개 유형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와인의 ‘다리’ 또는 ‘눈물’은 품질을 나타낸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시거나 와인이 든 잔을 한 바퀴 돌리면 잔을 따라 흘러내리는 와인 눈물/다리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와인 눈물이 와인의 품질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와인 눈물은 표면 장력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액체가 흘러가는 마랑고니(Marangoni) 효과의 결과이다. 와인은 대부분 알코올과 물의 혼합물인데, 알코올은 물보다 표면 장력이 낮고 휘발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유리잔의 와인 막에서 알코올의 일부가 증발하면 남은 액체는 표면 장력이 높아져 주변 액체를 ‘끌어당기게’ 된다. 결국 액체의 무게가 이러한 효과의 힘을 초과하고, 중력에 의해 액체가 유리잔 옆으로 다시 흘러내려 와인 다리/눈물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와인 눈물을 보면 와인의 알코올 함량(알코올이 많을수록 눈물이 더 두드러진다는 의미)은 알 수 있지만 와인의 품질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다음에 와인을 마실 때는 와인의 품질을 느끼는 진정한 곳은 미각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4. 와인의 아황산염은 두통의 원인이다?]
레드 와인을 마신 다음 날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지 않은가? 와인에 포함된 아황산염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와인의 아황산염 수치가 두통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모두 ‘아니다’라는 결론이 지어졌다. 또한 말린 과일과 같은 식품은 와인보다 훨씬 더 많은 아황산염을 함유하곤 하는데(영국의 식품 첨가물 규정에 따르면 말린 살구의 아황산염 최대 수치는 와인의 거의 10배에 달한다.), 이러한 식품 섭취가 두통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와인을 마신 후 두통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력한 주요인은 페놀 화합물(특히 포도의 껍질에서 추출되는 페놀 화합물 그룹인 케르세틴과 그 배당체)인데, 이는 레드 와인에서 자연적으로 더 높은 수준으로 발견된다. 페놀 성분은 우리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를 늦춰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하고, 숙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의 과다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 레드 와인이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보다 아황산염 함량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두통을 유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성자 Katerina Mylona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