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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칼럼] 소나무 숲의 미식 오케스트라 – 엄태준 셰프의 솔밤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올리려면 수많은 역할이 필요하다. 지휘자, 악장, 단원을 비롯해 무대, 기계, 음향, 조명 감독들과 스태프까지. 모두가 각자 맡은 바 책임을 완벽하게 해내야만 비로소 그 날의 좋은 공연 한 편이 완성된다.

파인다이닝도 마찬가지. 테이블당 1.5명 비율의 셰프들을 비롯해 소믈리에, 가드망제, 앙트루메티에, 로스터, 파티시에(르), 매니저, FOH 스태프들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역할이 없고, 그 날의 고객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려면 이 모두의 유기적인 팀워크가 필요하다.

엄태준 셰프의 ‘솔밤’은 유독 이 팀워크가 돋보이는 곳이다. 총괄셰프의 이름을 팀원들 이름 중간에 적어 넣고, 테이블 위 오브제와 메뉴판에 새겨놓은 QR코드를 통해 솔밤 팀원들의 역할 뿐 아니라 개인적인 히스토리까지 상세하게 소개할 정도로, 일반적인 파인다이닝의 총괄셰프 독주 체제를 지양하고 솔밤 팀원 모두가 함께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팀 아트’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2021년 9월 오픈한 솔밤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오픈 11개월 만에 바로 미쉐린 가이드 1스타를 거머쥐었고, 지금까지 3년 연속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A50BR)과 라 리스트(LA LISTE)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솔밤 팀’ 모두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해 2024년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며 ‘솔밤 2.0’ 시대를 시작했다.

솔밤 2.0은 공간과 시간 구성부터 남다르다.
마치 달빛 아래에서 소나무 숲속을 산책하듯, 이동 동선에 따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식사 공간을 두 군데로 나눴다. 먼저 드로잉룸에서 한 입 거리를 간단히 즐긴 후, 메인 다이닝 홀로 이동해 세 시간여에 걸친 식사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 솔밤 : 달빛에 비치는 소나무가 아름다운 곳. 엄태준 오너셰프의 고향인 안동에 있다.

    들어서자마자 먼저 만나는 공간은 낮은 조도의 드로잉룸.
    여느 주택의 응접실처럼 안락한 라운지 체어와 낮은 원형 테이블, 모닥불 장식으로 따스하게 꾸며져 있다. 이 분위기에 젖어 느긋하게 기대어 앉아 잔잔한 음악을 감상하며 아뮤즈부쉬(Amuse-bouche)와 샴페인을 즐기다 보면,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집에서 쉬는 듯한 편안함이 온몸을 감싼다.

    디너 1.

    드로잉룸에서의 첫 번째 아뮤즈부쉬.
    솔밤의 시그니처 컬러인 Pine green color 리본으로 장식한 나무 상자 안에, 작고 귀여운 두 가지 종류의 한 입 거리가 들어있다.

    디너 1-1. 한치

    유리병의 뚜껑을 열면 고소한 들기름 향이 솔솔 퍼져 나오며 후각을 먼저 자극하고, 한치와 묵은지 무침의 녹진하면서 아삭한 식감과 감칠맛, 산미가 입맛을 돋운다.

    디너 1-2. 닭간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에서 착안했다고. 된장을 넣은 닭간 무스와 달콤한 메이플 시럽, 크런치한 아몬드, 포슬포슬한 식감의 머랭 조합이 재기 발랄하다.

    디너 2. 캐비어, 단새우, 딜

    드로잉룸에서의 두 번째 아뮤즈부쉬.
    카비아리 브랜드의 다우리쿠스 캐비어, 레몬 제스트를 더한 단새우, 간장 크림치즈 뵈브아(bavarois), 알싸한 대파와 아삭하고 싱그러운 파프리카, 은은한 단맛을 을 가진 부드러운 딜 소스와 향긋한 딜 오일, 바삭한 크루통.
    자개스푼으로 모든 재료를 동시에 떠서 살포시 입안에 넣으면 다채로운 식감과 향미들이 퐁퐁퐁퐁 터진다.
    어머, 이건 샴페인과 먹어야 해!

    와인 1. Dom Pérignon Millésime Brut 2015

    디너 2에 곁들인 풀 페어링의 첫 번째 와인, ‘돔페리뇽 밀레짐 브뤼 2015’. 최신 릴리즈인데도 접근성이 좋다. 강렬한 로스티드, 코코아 등의 숙성 노트부터, 흰 꽃다발, 재스민 등의 섬세한 플로랄 아로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피어오르는 아니스, 카다멈 등의 향신료, 그리고 오렌지, 복숭아 등의 과일 뉘앙스까지, 복합적인 풍미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고 질감도 풍부하다. 캐비어, 새우, 킹크랩 등과의 페어링에 좋은 빈티지다. 소믈리에의 권유대로 디너 2가 입안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한 모금 마셔보니 하, 정말 좋다. 마리아쥬란 바로 이런 거지.

    이어지는 본격적인 디너 코스를 즐길 메인 다이닝 홀은 프라이빗함과 개방감을 동시에 가진 식사 공간, 역동적인 에너지를 가진 오픈 키친, 와인룸 구성으로, 예술적인 감성이 가득하다. 공간의 전반적인 조도를 낮추고 화이트 테이블 위에 핀 조명을 맞춰 요리들이 마치 미술관의 작품처럼 보이도록 연출했으며, 서울 소재 갤러리들과 협업해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 이번 겨울 시즌에는 페이토 갤러리와 협업해 1970~80년대의 단색화 계보를 잇는 이강욱 작가의 와 시리즈를 전시 중이다.

    디너 3. 대게, 컬리플라워

    메인 다이닝 홀에서의 첫 디쉬. 대게 살과 내장을 넣은 달걀찜에 컬리플라워 퓨레와 랠리쉬, 고소한 들기름, 진한 풍미의 비스크 폼, 바삭한 깨보숭이를 더했다. 부드럽고 은은하면서도 단조롭지 않고, 식감과 풍미의 레이어가 다채롭다.

    * 깨보숭이 : 들깨의 꽃송이에 찹쌀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튀긴 반찬.

    디너 4. 고등어, 묵은지, 다시마

    막걸리 식초에 살짝 절인 후 훈연한 겨울 고등어와 묵은지, 크림치즈 소스, 피클링한 메추리알 노른자, 적시소, 차조기 오일. 그리고 스푼 위에는 메추리알 흰자와 송어알.
    잘 섞은 후 김부각 위에 올려 먹으면, 바삭하면서 녹직한 식감과 톡톡 터지는 송어알의 식감, 층층이 쌓여있는 감칠맛과 다양한 종류의 풍미들이 서로 강렬한 시너지를 이루며 술술술 와인을 부른다.

    와인 2. Dr. Bürklin-Wolf Ruppertsberg 2022

    디너 4와 페어링한 ‘닥터 뷔르클린 볼프 루퍼츠베르그 2022’. 프랑스 알자스와 맞닿아 있는 독일 팔츠 지역의 풀바디 드라이 리슬링 와인으로, 염분 쪽 미네랄리티, 높은 산도, 유질감이 특징이다. 짭짤한 감칠맛에 시트러스 풍미의 피니쉬가 길게 이어지는 와인이라, 디너 4의 진하고 녹진하면서 풍부한 감칠맛과 잘 어우러짐과 동시에 깔끔하게 정리해 주기까지 한다. 크, 역시 고동연 소믈리에의 페어링이란.

    디너 5. 문어, 섬초, 찰보리

    궁중요리에서 착안한 솔밤의 연포탕.
    저온에서 부드럽게 익힌 후 숯불에 한 번 더 구운 문어, 숯불로 향을 입힌 쑥갓, 겨울 섬초와 톡톡 터지는 식감의 찰보리, 무와 대파와 다시마로 맑게 우려낸 육수, 레몬즙, 향긋한 쑥갓 오일.
    나이프가 필요 없을 정도로 문어의 식감이 부드러운 데다, 육수의 풍미가 깊고 은은하면서 동시에 따뜻해서, 마치 원기 회복에 좋은 보양식을 먹는 느낌이다.

    와인 3. Domaine de la Bergerie Clos Le Grand Beaupréau 2018

    디너 5와 페어링한 ‘도멘 드 라 베르제리의 클로 르 그랑 보프로 2018’. 프랑스 루아르 사브니에르 AOC의 풀바디 슈냉블랑 와인으로, 견과류 등의 숙성 뉘앙스와 묵직한 풍미, 부싯돌 쪽의 미네랄리티와 좋은 산도, 부드러운 텍스처가 특징이며, 팔렛은 드라이하지만 꿀사과, 갈변 사과 등의 스위트한 뉘앙스도 갖고 있다. 연포탕 특유의 짭짤한 감칠맛과 스모키한 숯불 향에 잘 어울리는 페어링이다. 키 포인트는, 연포탕의 따뜻한 온도감과 어울리도록 일반적인 화이트와인 서빙 온도보다 좀 더 높은 온도로 서빙하는 것.

    디너 6. 갈치, 마, 굴, 매생이

    매일 아침 제주도에서 낚아 올린 커다란 은갈치의 가시를 모두 제거한 후, 껍질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굽고, 굴과 매생이, 김포 약주를 이용한 뵈흐블랑 소스와 마를 곁들였다. 뀌송 뿐 아니라 맛과 향의 레이어가 무척 섬세하다.

    * 뵈흐블랑 : 버터, 화이트 와인 등을 첨가하여 만든 프랑스의 전통 소스. 프랑스어로 뵈흐(beurre)는 ‘버터’, 블랑(blanc)은 ‘흰, 백색의’라는 뜻이다.

      와인 4. Vincent Bouzereau Meursault Les Charmes 1er Cru 2020

      디너 6과 페어링한 ‘뱅상 부즈로 뫼르소 레 샤름 프리미에 크뤼 2020’. 부즈로 가문의 장남 뱅상 부즈로가 부르고뉴 뫼르소 AOC에서 생산한 샤르도네 와인. 넓은 잔에 코를 박고 있으면 이게 향수인지 와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다채로운 향들이 강렬하게 올라온다. 오일리한 질감과, 오크 사용으로 인한 바닐라, 구운 견과류, 그리고 젖산 전환으로 인한 버터, 크림, 요거트 뉘앙스가 특징이고, 좋은 산도와 염분 쪽의 미네랄리티도 갖고 있어서, 뵈흐블랑 소스를 곁들인 갈치구이와 대등한 마리아쥬를 이룬다. 요리의 여운을 와인이 더 길게 끌고 가주는 페어링. 감동 그 자체!

      디너 7. 한라봉, 캐모마일

      상큼한 클렌저.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

      디너 8. 영계, 밤, 버섯

      솔밤의 안동찜닭. 엄태준 셰프의 고향이기도 한 안동의 안동찜닭을 통구이 방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다. 어린 닭을 간장 베이스의 양념에 재워 맛을 입힌 뒤, 껍질과 살 사이에 통통한 알밤과 양송이, 목이버섯으로 만든 뒥셀을 채워 숯불에 구워냈다.

      * 뒥셀 : 곱게 다진 버섯, 샬로트, 양파, 허브 등을 버터에 넣고 천천히 페이스트가 될 때까지 조리한 혼합물.

        디너 8-1. 영계, 밤, 버섯

        디너 8에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대파를 곁들이고, 표고버섯을 더한 닭소스와 하리사 오일로 마무리. 진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감칠맛과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풍미가 매력적이다.

        * 하리사 : 매운 고추에 소금, 오일, 향신료 등을 첨가하여 갈아 만든 북아프리카 지역의 소스.

        와인 5. Travaglini Gattinara DOCG Tre Vigne 2018

        디너 8-1과 페어링한 ‘트라발리니 가티나라 트레 비녜 2018’. 이탈리아 피에몬테 북부 가티나라 지역의 대표 생산자인 트라발리니의 우아하고 섬세한 네비올로 와인. 가장 오래된 세 개의 싱글 빈야드에서 선별한 포도를 사용해 최상의 해에만 생산한다. 풍미 강도는 높지만 바디감은 중간 정도이고, 타닌이 많지만 거칠지 않으며 부드럽고 실키해서, 붉은 육류뿐 아니라 가금류와 페어링하기에도 좋다. 매력적인 꽃향기와 함께 잘 익은 딸기나 자두 잼, 발사믹 등의 스위트한 뉘앙스를 갖고 있고, 버섯, 가죽 등의 얼씨(Earthy)한 캐릭터도 있어서, 디너 8-1의 단맛이 있는 간장 양념, 버섯 등의 식재료와 서로 잘 어우러진다. 클래식한 페어링의 정석.

        * 특이한 병 디자인 : 오랜 숙성 후 발생되는 침전물을 걸러내며 따르기 위해 선택한 비대칭의 병 디자인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도 전시된 바 있다.

        디너 9. 꽃등심, 우엉, 더덕

        가운데 접시는 6주 동안 웻 에이징한 후 숯불에 구운 본앤브레드의 한우 등심과 풋마늘 장아찌. 육향이나 소스의 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다. 왼쪽 굽접시는 누룩 오일에 콩피한 후 숯 향을 입힌 더덕구이, 세이지와 저온 압착 참기름에 버무린 더덕 생채, 잣과 우엉을 넣어 만든 떡갈비, 버터에 살짝 볶은 우엉 절임. 오른쪽 종지는 멸치액젓 베이스의 젓장으로, 솔밤의 시그니처인 솔잎 붓을 이용해 한우 등심에 발라가며 먹으면 된다. 겨울이 담겨 있는 요리.

        와인 6. Domaine de Villeneuve Châteauneuf du Pape Les Vieilles Vignes 2012

        디너 9와 페어링한 ‘도멘 드 빌레누브 샤또네프 뒤 파프 레 비에이 비뉴 2012’. 1993년 Wallut 가문이 남부 론의 북쪽 끝에 위치한 Villeneuve를 인수한 후 오가닉과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섬세한 CDP다. 오크 숙성을 최소화한 그르나슈 위주의 블렌딩이라, 버건디 글라스를 추천할 정도로 꽃향기와 붉은 과실미가 가득하다. 테이스팅 노트는 장미 꽃다발, 진하게 우려낸 히비스커스, 딸기, 라즈베리, 세이버리 허브, 약간의 스파이시 등. 무게감이 있고 피니쉬에 열감도 살짝 있어서 이 또한 디너 9처럼 겨울에 잘 어울린다.

        드디어 솔밤의 시그니처인 젓가락 고르기 타임! 손님이 이 중에서 취향에 맞는 젓가락을 골라 사용하고 나면, 가볍게 세척한 후 봉투에 담아 선물한다. 감동 포인트는, 솔밤 팀원들이 나무를 갈고 기름을 먹여가며 손수 만든 젓가락이라는 것.

        디너 10. 히든 메뉴

        메뉴판에는 나와 있지 않은 솔밤의 우엉 국수. 참나무숯 향을 입힌 차돌박이, 담백하고 깊은 우엉 육수. 식사의 마무리로 따뜻한 국수를 먹는 한국 식문화의 전통을 담았다고.

        디너 11. 요거트, 딸기

        겨울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디저트. 하얀 눈을 연상케 하는 요거트 소르베와 대비되는 붉은 빛의 겨울 딸기, 애플민트 오일, 머랭.

        디너 12. 고구마, 우유, 고르곤졸라

        겨울의 군고구마를 연상케 하는 디저트. 고구마로 만든 세미프레도, 고르곤졸라 사브레, 우유로 만든 떡,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 고구마칩.

        와인 7. Domaine Paul Blanck Gewürztraminer Grand Cru Furstentum 2016

        디너 12와 페어링한 ‘도멘 폴 블랑크 게뷔르츠트라미너 그랑크뤼 프루스텐툼 2016’. 알자스 지역의 풀바디 게뷔르츠트라미너 와인이다. 산도가 높지 않고 과실향이 풍부하며 아로마틱하고 은은한 잔당감이 있어, 온도를 약간 높이면 은은하고 부드러운 디저트와 페어링하기에 좋다.

        디너 13. 차 혹은 커피와 다과

        솔밤에서의 기억을 특별한 선물처럼 기억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리본이 달린 나무 상자 안에서 하나씩 꺼내 테이블에 세팅한다. 왼쪽부터 베르가못 젤리, 유자 향을 더한 약과 사브레 쿠키, 대추 마들렌, 마카다미아 트러플 초콜릿.

        식사 시간이 무려 네 시간 가까이 이어졌는데도,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물 흐르듯 유연하게 흘러가면서도, 중간중간 강약 조절을 하며 코스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자연스럽게 고조되니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더라.

        마치 섬세한 프레이징과 때론 서정적이고 때론 아기자기한 변주로 놀라움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처럼.

        솔밤 팀이 한마음으로 연주하는 미식 오케스트라는, 달빛 아래의 소나무 숲처럼 그지없이 깊고 섬세하고 아름답다.

        [주변 문화공간]
        •아트코드 갤러리 (인스타그램 @artcode_gallery)
        •서정아트 서울 (인스타그램 @seojung_art)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 (인스타그램 @duartesequeiragallery)
        •화이트큐브 서울 (인스타그램 @whitecube)
        •호림아트센터 (인스타그램 @horimmuseum)
        •페로탕 도산파크 (인스타그램 @perrotin)

        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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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과 미술,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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