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오일 어디 없나요?

씹을수록 고소한 육전, 적당히 도톰한 겉과 보드라운 속이 매력적인 고구마튀김, 국민 소울 푸드 치킨, 따끈한 우동에 올라간 바삭한 새우튀김, 언제 먹어도 맛있는 계란 프라이, 호호 불어가면서 먹는 호떡 그리고 맛집에 자주 등장하는 반찬 어묵볶음까지. 이들 공통점이 무엇인지 눈치챘는가. 바로 기름이다. 넉넉하게 두른 기름에 익히거나 아예 기름 속에 풍덩 빠트리면 (과장을 좀 보태자면) 뭐든 더 맛있어진다. 안타깝고 서글프게도 과도한 기름 섭취는 우리 몸에 좋을 게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포도씨유에 기준치보다 높은 발암 물질이 확인되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진정 기름과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오일이 남아 있다고 하니 거기에 주목해 보려 한다.

출처: Heartbeet Kitchen

올리브오일. 샐러드드레싱으로 뿌려 먹어도 손색없는 올리브오일은 건강한 기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으로 주로 이뤄져 있어서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춰 염증을 줄여주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심장병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 예방 효과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마트에 가면 여러 브랜드의 올리브오일을 볼 수 있는데 그중 엑스트라 버진이나 저온 압착 방식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엑스트라 버진 또는 저온 압착 올리브오일은 고열이나 화학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추출한 기름이라 페놀 함량이 높아 건강에 조금 더 이롭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 높은 가격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로 좋은 성분이 파괴되지 않고 유지된다고 하니 몸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출처: Style Craze

코코넛 오일. 지인이 코코넛 오일을 넣은 쿠키를 만들어 주면서 시작된 코코넛 오일 사랑. 밥할 때 코코넛 오일을 넣으면 혈당 관리에 좋다고 해 생각날 때마다 활용 중이다. 열량은 50% 이상 줄고 혈당 지수를 낮춘다고 하니 흰쌀밥이 당길 때 이보다 나은 선택지가 있을까. 갓 지은 밥에서 풍기는 은은한 코코넛 향에 덤으로 기분까지 좋아진다. 또, 코코넛 오일을 피부에 양보하면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한다는데 (오일이 모공을 막을 위험이 있으니 피부 유형별로 신경 써야 할 듯하다!) 해당 오일이 들어간 핸드 로션은 써봤어도 순도 100% 코코넛 오일은 아직 써보지 못했다. 그리고 적당량을 강아지 발바닥에 발라주니 발바닥 갈라짐도 없어지고 촉촉함을 유지했다. 첨가물 없는 냉압착 코코넛 오일이 당연히 좋겠지?

출처: Wellness Mama

들기름. 들기름 막국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메밀국수와 들기름 그리고 김 가루까지 환상 조합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단연 들기름이다. 들기름은 들깨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인데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 리놀레산이 많이 들어있어 건강한 기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가열하게 되면 영양소는 파괴되고 유해 성분이 나올 가능성도 있으니, 보통은 나물을 무칠 때나 샐러드드레싱 또는 요리 마지막에 한두 방울 넣어 풍미를 높여준다.

출처: Utoimage

아보카도 오일. 구정과 추석에 전 부칠 때 사용하는 기름이 아보카도 오일인데 발연점*이 높은 편이고 거슬리는 향도 없어 사용한다. 아보카도 오일은 위에서 언급한 건강한 다른 오일과 마찬가지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장병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면역과 피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루테인과 제아잔틴을 함유해 눈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다만, 한 다큐멘터리에서 아보카도 생산이 가져온 이권 쟁탈전, 수자원 고갈 등에 관한 내용을 접하고 사막화의 주범이라며 삿대질을 받자, 슈퍼 푸드 명성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아보카도만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수입하는 식재료의 탄소 발자국을 생각하면 지역 생산 식재료에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 맞긴 하다)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환경보호나 지속 가능한 농업 또는 공정무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처: Taste of Home

좋은 기름이라고 해도 열량이 적지 않아 과하게 섭취하면 살이 찔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요리법에 맞는 오일을 선택해 사용하고 기왕이면 가격이 더 나가더라도 영양소 파괴가 적은 형태로 만들어진 친환경 제품을 고르면 어떨까.

*발연점: 기름이나 지방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온도. 발연점을 넘기면 유해 화학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혜림
고혜림
사소하지만 취향 스민 이야기를 씁니다.

관련 아티클